"헌혈... 피로 맺은 한 · 일 우정의 교류, 가교역할 하고파"

혼다 토모쿠니 UN합창단 한국공연실행위원회 국제협력위원장이 모교인 서울대 헌혈의 집에서 50회째 헌혈을 하고 있다.

혼다 토모쿠니.
UN합창단 한국공연실행위원회 국제협력위원장이다.

50여 차례 헌혈로 다져진 한국 입성 16년차의 민간교류役이자 세계헌혈자의 날 대한적십자로부터 유공자 금장을 받으며 주목받는 인물이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일본인 같지 않은 일본인이다. 언어구사는 물론 정서마저 천상 한국사람이다.

“70세까지 100회 헌혈을 달성 하겠다”며 몸을 아끼지 않는 그의 ‘한국사랑’, ‘서울사랑’ 만큼은 ‘熱情’을 넘어 “작은 봉사로 한국과 일본의 화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熱望’, 그 이상으로 남는다.

“일본인의 피가 한국인 몸에 들어가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는 표현은 자칫 반감으로 닿지만 그의 독특한 이력은 200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석사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록 작은 봉사지만 건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 사람들이 헌혈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는 그의 자발적인 헌혈 레이스는 지난 6월12일 모교 헌혈의 집에서 목표 헌혈 횟수인 100회의 반환을 돌았다.

그가 한국에서 모범적인 헌혈 봉사를 하며 ‘헌혈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린 시절 암으로 투병하다 돌아간 아버지가 자리 한다.

“당시 이름 모를 분들의 피를 수혈 받아 사셨던 아버지에 대한 여러분의 고마움이 마음속 깊이 내재돼 있었다”는 그는 “제 자신, 때가 되면 자연스레 헌혈로 뭇 생명을 살리는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1962년 생. 올해로 만 56세. 헌혈을 하기엔 적지 않은 나이다. “건강관리를 잘하면 70세까지 헌혈을 할 수 있다네요. 두 달에 한 번씩 꾸준히 이어가면 50회를 더 채워 100회 헌혈이 가능할 것 같아요”.

서울대 입학금을 제외하고는 성적 우수 장학생으로 박사과정까지 마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작은 선행에 큰 힘이 됐다. “값싼 학비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한 만큼 ‘헌혈’이라는 작은 사랑의 실천에 앞장서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모시모시 일본어’를 시작으로 15권에 달하는 일본어 교재를 내놓았고 한국의 고등학교 국정 일본어 교재 집필에도 참여했다. 또 각종 신문을 비롯해 EBS 라디오, 아이리스, 식객 등 드라마 화보집 등을 촬영 했고, 서울시, 국회, 정부청사, 대법원 등에 특강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계헌혈자의 날
전 세계적으로 매혈을 지양하고 자신의 혈액을 무상으로 기증해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헌혈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날이다. 국제 헌혈운동 관련 기관인 국제적십자연맹, 세계보건기구, 국제헌혈자조직연맹, 국제수혈학회 등이 지난 2004년 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