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오지여행 책자 표지

언택트 여행족을 위한 ‘대한민국 오지여행’이라는 책자가 눈길을 끈다. 지은이는 연합뉴스의 현역 여행전문 성연재 기자와 KTX홍보실 출신 철도여행 마스터 이은덕 작가, 자타가 공인하는 오지 여행 전문가 두 명이라 더 관심을 갖게 한다.

‘대한민국 오지여행’은 언택트 시대-많은 것이 비대면으로 바뀐 요즘, 여행지에도 여유와 느긋함을 찾는 흐름과 그 바람을 꼭 집어냈다.

외국보다 아름다운 경관과 넉넉한 인심을 품은 국내 여행지에서의 특별한 경험, 트레킹, 캠핑, 차박은 물론 ‘산, 바다, 섬, 계곡, 절벽’까지 많은 곳을 담아냈다.

마치 스위스가 아닐까 착각하게 될 만큼 아름다운 평창의 하늘마루 목장과, 휴대전화 전파조차 미치지 않는 수도권의 마지막 오지인 ‘경반분교’, 서양의 해안 도로를 연상케 하는 길게 뻗은 명사십리해변가의 도로처럼 시선을 살짝 돌리면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 외국보다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관광지가 펼쳐져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오랫동안 제자리를 지키며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간이역, 청정 지역에서만 산다는 1급수 어종이 모여 있는 웅숭깊은 계곡, 자연을 품은 고매하고 장엄한 사찰 등 대한민국이 아니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경관도 있다.

국내 여행의 묘미는 이색적인 풍경과 우리만의 고유의 경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그중에서도 특히 오지 여행지는 한적하고 인적이 드물지만, 오는 사람들을 너그럽게 품어 준다는 매력이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제공하고 해안가에 자리를 펴고 머물다 갈 공간을 내어주어 누구라도 이곳을 찾을 수만 있다면 행복한 추억을 얻고 떠날 수 있다.

여행 전문기자와 철도 여행 마스터가 매료된 여행지는 어디일까?

무엇이든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면 한층 나아진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잘 다져진 여행 루트만 있다면 여행지에서부터 집에 돌아올 때까지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 그 ‘잘 다져진 여행 루트’를 여행 전문가가 제시해 준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행복하지 않을까? 특히 사람들 발길이 드문 오지 여행지라면 더욱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이 책은 오지 여행에 대해서라면 일가견이 있는 여행 전문가 두 명이 합심하여 우리나라의 오지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도심과 가까운 수도권부터 저 아래 육지 끝보다 더 들어가는 무인도까지, 전국 방방곡곡 이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오지 여행이라고 해서 무작정 인적이 드물고 심심한 곳만 선별한 것이 아니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반딧불이가 밤하늘을 가득 메운 영양의 수비마을, 양질의 고전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강화 동검도의 예술극장, 내가 직접 도자기에 여행의 추억을 넣어 빚는 단양 도깨비 마을의 도자기 만들기 체험 등 볼거리와 즐거움이 가득한 여행지를 엄선했다.

특히 이 책은 여타 여행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국의 다양한 기차 여행지를 소개한다는 것이다. 기차를 타고 떠날 수 있는 여행지는 물론, 기차역이 곧 여행지가 되는 이색 기차역까지 소개한다. 곧 개봉될 영화 ‘기적’의 배경이 된 라벤더 꽃이 만개한 울진의 오지마을 양원마을, 기차 관련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한 논산의 연산역, 사람들의 발길은 줄었지만 고즈넉함은 늘어난 양주 교외선, 과거의 낭만을 품고 있는 화본역까지.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즐거운 여행이 되는 기차역으로 두 손 가볍게 떠나보자.

또한,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도 놓치지 않았다. 오지만의 특유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여행지를 쉽게 구분하기 위해 ‘오지성(性)’이라는 척도를 활용하여 한눈에 오지 여행지의 난이도를 파악할 수 있다. 오지로 떠나고자 하는 이들의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저자들의 세심한 배려다. 이에 더해 여행 전문가들이 여행지에 깊숙이 침투해 알아낸, 인터넷 검색으로는 알기 힘든 특급 정보를 아낌없이 담았다. 그대로 따르면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트레킹 루트와 무인도, 캠핑장 관리인의 연락처 등을 소개해 시행착오나 시간 낭비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한갓지고 여유로운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요즘, 다년간 여행을 다니며 쌓아온 노하우를 전수받아 오지로 떠나보자.

■저자
▶성연재: 연합뉴스의 여행 전문기자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오지까지 그의 발자국이 거치지 않은 곳은 많지 않다. 연합뉴스의 여행 칼럼 <성연재의 길따라 멋따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들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일찍이 캠핑, 차박 등의 인기 조짐을 읽고 <잇츠 캠핑>, <렛츠 고 캠핑>, <대한민국 오지 캠핑장101> 등 다양한 캠핑 관련 저서를 내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캠핑 5부작을 함께 기획하고 출연했다. 국내 캠핑뿐만 아니라 유럽의 캠핑장을 다룬 <캠핑 유럽>, 애견인 천만 시대에 발맞춰 출간한 <개와 떠나는 대한민국> 등 여행 트렌드를 읽는 데 남다른 감각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해에는 경상북도에 제안해 코로나19로 인해 갑갑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차박 축제'를 진행했다. 올해는 차박 축제가 관광공사 차원에서 더 확대되고 있다. 그는 진정한 여행 전문가는 시대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여가문화를 창조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고 믿으며 오늘도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은덕: 한국철도 홍보실의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홍보 베테랑이자 사진 촬영을 전담하고 있다. 철도여행 홍보, 방송지원 등의 업무를 하며 전국에 안 가본 기차역이 없을 정도이다. 기차에 대해서라면 일가견이 있고 기차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다르다. 직업과 역마살로 전국 오지를 돌아다니며 여행 마니아로 살아가고 있다. 국내 최대 상금인 기업사진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다수의 사진 전시회를 기획하고 참여하였다. 페이스북 최대 철도카페 <철도마니아>의 운영자이며, <시베리아철도 포토에세이(KTX매거진)>등 철도여행과 역사에 관한 글을 주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