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바람 부는 겨울이면 더욱 이국적으로 보인다

학암포 일몰을 찾아 들었다. 장거리 운전  탓인지 피곤이 겹쳤다.

그래도 다시 찾기 힘들 터이니 백사장에 차를 주차하고, 해변가로 발을 옮겼다

저 바다였는가. 저 배였는가?
혹은 앞에 까마득 보이는 저 섬 때문이었는가. 산다는 것은 약간 우물쭈물한 것이다.

산다는 것은 망설이는 것이다. 그리고 어리석음이며 미련이며 우유부단함이다.

그러고는 나중에 그것을 후회하고 그것이 차마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 남녀가 같이 있는 광경은 늘 보기 좋은 그림이다

바닷가 해안을 따라 남녀 한 쌍이 손을 잡고 걸어간다.

남녀가 같이 있는 광경은 늘 보기 좋은 그림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해안을 따라 시심(詩心)에 잠겨 있듯이 철학을 하는 젊은 부인도 보인다.

수심(愁心)에 잠겨, 지금을 생각하고 내일을 생각하는 것 같다.

이미 해는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해안을 따라 비켜나왔다.

학암포의 운치가 그윽해 간다. 저녁노을이 걸린다.

▲ 오늘도 저 자리에서 찾아오는 발걸음을 지켜 보고 있다

해가 떨어진지 20여분이 지났지만 완전히 어두워지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밥상 카메라’를 메고 온 ‘사진사들’은 버티고 있다. 일몰은 그저 그랬으나.

오히려 바위 소나무는 실루엣을 엮어 아름다움을 더해 주었다.

섬과 바다는  이미 어두워져 있지만 하늘은 붉으스렘하게 아직 노을이 남아 있다.

그러나 하늘만큼 푸른빛이 더하지는 않다.

▲ 세월의 억겹을 넘어 여전이 모든것을 받아 들인다

시류(時流)라는 것이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시류에 편승한다.

스스로 자기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류를 어기기 어려운 것이 또한 인간이다.

휴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충분히 쉬지 못한다.

늘 가장하고 싶은 것이 푹 좀 쉬고 싶은 것인데

그러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사회는 휴식을 창조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휴식을 게으름과 소비로 인식한다.

한 개인이 이러한 사회적 시류에 반하여 살아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회의 전반적 수준에 상승이 중요한 것이고, 지도층의 모범이 절실한 것이다.

▲ 아쉬움을 뒤로하고 훗날을 기약하며 돌아선다

충남 태안군 원북면 옥파로 1163-27구(지번)

원북면 방갈리 515-121 (지번) 학암포에서